소중하고 확실한 행복.

 

우리 똥강아지 화요는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는데,

나 역시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 예민한 사춘기에 친구들과 다 떨어지고 혼자 다른 반으로 배정받아도, 풀이 죽기는커녕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여러 형태의 만남을 겪고 나니, 어느 순간 사람하고 대화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앉아서 입 운동하는 것인데, 이게 이렇게 기가 빠진다고?'

그 순간부터 불편하거나, 가면을 써야 하는 자리는 되도록 피했다.

 

그리곤 그 행복은 다른 방식으로 채웠다.

 

혼자 영화 보기, 혼자 밥 먹기, 혼자 여행 가기 등.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가고 싶은 길로만 가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너무 작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한 행복.

혼자 있을 때 비로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내일은 모처럼 생긴 쉬는 날이라, 아침 일찍 노트북을 챙겨 나설 생각이다.

어디 갈지는... 내일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