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칼퇴를 해봤는지 기억이 안난다.
칼퇴해도 뭐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한량의 말에 백퍼 공감이다.
이제는 야근보다 칼퇴가 더 무서워질 지경..
자기계발서가 무수히 쏟아져 나오던 때가 있었다.
하루의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계획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책들은 서점을 장악했고,
그렇게 살지 않으면 쉽게 루저가 되어버리는다는 메시지는 많은 매체를 뒤덮었다.
그리고 어느새 세상은 바뀌어 열심히 살기만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열심히 살뻔한 인생을 돌아보라는 책이 유행처럼 번졌고,
퇴근 후 시간을 얼마나 여유있게 보내는지는 현대인의 행복 척도가 되었다.
혼란스러웠다.
꾸역꾸역 잠을 줄여가며 자기계발에 힘쓰고, 힘들어도 버텼던 날들이 갑자기 뻘쭘해지기도 한다.
돌아보면 늘 그랬다.
세상엔 불변의 법칙처럼 여겨지는 메시지가 세대를 관통하고,
그 메시지에 발 맞추어 살지 못하는 누군가는 여지없이 실패라 불렸다.
메시지마저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가 싫다.
세상의 기준으로 나의 잣대가 흔들리는 게 괴롭다.
그리고 이게 나의 '진짜'인지가 궁금하다.
나는 오늘도 야근을 하지만,
그렇다고 내 인생이 외롭지도 괴롭지도 않다.
오히려 저녁 시간이 없어서 불행할거라 단정하는 세상의 말이 나에겐 더 가혹하다.
그래서 나 괜찮다고~ 맨날 야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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